[사이테크+] "LED 청색광 노출 초파리 RNA 발현 변화…신경세포 손상 우려"

입력 2023-12-06 13:01  

[사이테크+] "LED 청색광 노출 초파리 RNA 발현 변화…신경세포 손상 우려"
中 연구팀 "장기간 청색광 노출 초파리, 수명 단축·운동장애…RNA도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저강도 LED(발광다이오드) 청색광이 초파리의 RNA 발현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청색광이 세포 이하 수준에서 일으키는 변화로 노화 및 생체리듬 관련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신경세포 기능을 훼손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화난사범대 왕샤오윈 교수팀은 6일 미 국립과학원(NAS) 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에서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를 매일 다양한 강도의 청색광에 노출하며 사육하는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연구에서는 대부분 디지털 기기에서 방출되는 청색광(blue light)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밤에 진행되는 생체시계 작동을 방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눈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연구팀은 청색광 노출이 분자 수준에서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성충이 된 지 1일 된 초파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12시간 동안 저강도 청색광에 노출하고 12시간은 어둠 속에서 사육하고, 다른 그룹은 24시간 내내 어둠 속에서 기른 뒤 이들의 유전자 발현과 대사물질 차이 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특히 대부분 생명체에 공통으로 존재하고 다양한 질병 발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RNA의 화학적 변형인 'N6-메틸아데노신'(m6A)에 대한 청색광의 영향에 주목했다.
m6A는 RNA를 구성하는 아데닌 염기에 메틸기(-CH₃)가 붙은 형태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간암,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뿐 아니라 에이즈 같은 면역질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청색광 노출과 어두운 환경을 반복하며 사육된 초파리들은 어둠 속에서 사육된 초파리들보다 눈에 띄는 운동장애를 보이고 수명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파리들의 m6A 수준은 청색광-어둠에서 사육된 기간이 10일인 것과 25일인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고, 어둠 속에서만 사육된 초파리들도 사육 기간이 10일 된 것과 25일 된 것 사이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청색광이 m6A 후전사체, 대사체 등의 재프로그래밍을 유도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노화도 m6A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5일간 청색광에 노출된 수컷과 25일간 어둠 속에서 사육된 수컷의 뇌 RNA 구성에 큰 차이가 있었다며 상향 및 하향 조절되는 유전자들의 유형을 볼 때 이는 청색광 노출이 신경세포 기능을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LED의 광범위한 사용은 인간에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청색광 노출이 건강, 인지, 노화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 연구가 과도한 청색광 노출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출처 : PNAS Nexus, Xiaoyun Wang et al., 'Systematic assessment of transcriptomic and metabolic reprogramming by blue light exposure coupled with aging', https://academic.oup.com/pnasnexus/article-lookup/doi/10.1093/pnasnexus/pgad390.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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