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러 업체가 인수해 중국 브랜드로 생산 가능성' 제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가동 중단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고용센터에 공장 폐쇄를 12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공장 풀타임 직원의 절반인 502명이 휴업하게 된다고 보고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 부품 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다.
현지에서는 현대차 공장이 연내 다른 사업자에 인수되고 내년 재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9월 현대차가 러시아 업체에 인수될 예정이라며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약에는 매각 2년 뒤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자동차 전문 매체들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현대차 매각에 관한 다양한 예측이 쏟아졌다.
러시아의 자동차 딜러 회사 아빌론,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의 자동차 조립업체 아프토토르, 중국 자동차 회사 체리 등이 현대차 공장 인수를 추진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현대차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최근에는 아빌론이 현대차 공장을 인수해 내년 1월 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아빌론은 독일 폭스바겐의 러시아 자회사와, 이 회사의 칼루가 공장을 인수했다. 이후 폭스바겐의 러시아 사업 이름은 아빌론의 자회사인 AGR로 바뀌었다.
자동차 전문 텔레그램 채널 '러시아 자동차'는 아빌론(AGR)이 현대차 공장을 인수하고, 공장 창고에 남은 부품으로 솔라리스, 리오, 크레타 등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모델을 조립할 것이라고 지난달 27일 전했다.
하지만 아빌론은 현대차 브랜드 사용권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생산한 자동차에 아빌론과 협력 관계인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 브랜드를 부착할 것이라고 이 채널은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러시아에서 철수한 프랑스 르노의 생산시설을 러시아 아브토바즈가 인수한 뒤 중국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 모스크비치를 생산하고 있는 방식과 비슷하다.
이러한 전망은 각종 러시아 매체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휴업 중인 현대차 공장 직원들이 생산 재개와 관련한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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