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취업 대책도 '재탕' 수준이어서 효과 기대 어려워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내년 중국 대학 졸업 예정자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올해보다 21만명 증가해 청년 취업난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전문대를 포함한 내년 대학 졸업 예정자가 1천179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올해 1천158만명보다 21만명(1.8%)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에 따른 경제 충격 및 회복 부진으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졸자가 더 늘면서 현재도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의 구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12월 16.7%였던 청년 실업률은 지난 4월 20%를 넘어선 뒤 지난 6월에는 21.3%를 기록, 2018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부터는 청년 실업률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청년 실업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취업난 심화에 따라 대학 졸업 뒤 구직을 포기한 '탕핑(?平·드러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족'이나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화는 '전업 자녀'가 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상하이 조사총대(總隊)가 지난 4월 4천여 명의 대학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만취업(慢就業·느린 취업)'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만취업은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않고 창업을 모색하거나 진학, 연수, 유학 등을 통해 학력을 높여 조건이 좋은 직장을 찾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이 가운데 졸업 후 미취업 상태로 2년간 후커우(戶口·호적)를 학교에 유지하는 대신 이 기간 취업이나 출국, 결혼을 할 수 없는 '취업 유예' 신청자가 6%에 달했다.
만취업 선택 비율은 2015년 15.9%에서 8년 만에 22.1%포인트(p) 증가했고, 취업 유예는 8년간 4배가량 급증했다.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팀은 "당국의 청년 실업률 통계는 탕핑족이나 전업 자녀 등 취업 포기 청년 1천600만 명을 제외하고 산출한 것"이라며 "이들까지 포함하면 지난 3월 기준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한다"고 밝혔다.
광둥성이 2025년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내 풀뿌리 간부나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하는 등 지방정부들은 실업난 해소를 위해 앞다퉈 청년들에게 농촌 일자리 제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마오쩌둥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며 지식인과 학생들을 강제로 농촌으로 보냈던 '하방(下放) 운동'을 연상시켜 '신하방 운동'으로 불리는 이 시책은 그러나 근본적인 취업난 해소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지난 5일 대학 졸업생 취업 및 창업 지원 대책 회의를 열어 대학들은 학생 비율에 따라 취업 지원 인력을 배치하고 서기와 총장이 기업들을 찾아 학생 고용 촉진에 나서는 한편 다양한 취업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 각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은 인력 조기 채용, 진학 및 자격시험 지원, 농촌 등 풀뿌리 일자리 창출, 입대 권장 등에 나서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종전 취업 대책과 별반 다르지 않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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