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국경 차단하고 석유 시추 확대"…바이든측 "첫날부터 독재자 공언"
트럼프 "알래스카 석유로 사회보장 유지"…보장유지 현실성은 '의문'
'트럼프 안 나왔으면 나도…' 바이든 발언에 "누군가 제공한 논리" 조롱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을 한 달여 앞두고 석유 및 가스 개발을 확대해 사회보장 혜택을 유지하겠다며 경쟁 주자들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 앵커인 션 해니티와 사전 녹화해 방송한 타운홀 행사에서 알래스카 북극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석유 및 가스전 임대 계약을 취소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발 밑에 엄청난 부가 있다. 그것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며 석유와 가스를 추가 개발할 경우 사회보장 혜택을 축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사회보장 혜택은 65세 이상 납세자의 주요 수익이지만, 사회보장 신탁기금은 추가 조처가 없을 경우 2033년이면 지급 불능 상태가 되고 사회보장 지급액도 현재의 75%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공화당 대선 주자들 사이에선 일부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정년 연장을 제안했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일부 연령층에 대해 제도 변경을 시사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발언이 현실성이 낮고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회 예산국이 추산한 석유 및 가스전 임대 수익은 향후 10년간 약 18억 달러(약 2조3천600억 원)로, 올해만 1조4천억 달러(약 1천837조 원)에 달하는 사회보장 지급액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독재 정치의 위험이 있다는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내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당신은 독재자가 되지 않을 거죠. 맞냐' 라고 묻는데,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취임) 첫 날만 빼고"라며 "첫 날엔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을 차단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십 건의 범죄 혐의로 자신을 기소한 검사와 법무부, 연방 관료 등을 대상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기는 위험한 독재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고, 공화당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도 이 같은 우려가 "매우 현실적 위협"이라고 가세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전해지자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자신이 재선되면 무엇을 할지 정확히 말해왔고 오늘 자신이 첫 날부터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그 말을 믿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가 출마하지 않았으면 내가 출마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도 조롱했다.
그는 "아마 누군가 그에게 논리를 제공한 것 같다. 그들은 그게 그럴싸하게 들릴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를 유도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헤일리 전 대사와 드샌티스 주지사를 후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선거 부정과 논리 설계가 아마도 그들(민주당)이 잘하는 유일한 일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공화당은 내년 1월 15일 아이오와주에서 대선 경선을 시작할 예정으로, 6일 4차 TV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차례 행사에 이어 이번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대신 그는 자신의 '절친'으로 알려진 폭스뉴스 간판 앵커인 해니티와 이번을 포함해 2차례 타운홀 행사를 여는 등 단독으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후반대로, 10%대에 머물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 디샌티스 주지사에 크게 앞서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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