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이스라엘 5세 여아, 친구들과 뜨거운 재회 '포옹'
두 개의 전쟁…생사 기로서 상처 딛고 일상 돌아온 아이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러시아의 공습으로 엄마를 그 자리에서 잃고 온 몸의 전반 가량 화상을 입은 뒤 1년간의 치료 끝에 학교로 돌아와 희망의 춤을 다시 추다'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으로 심하게 화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소년, 학교와 음악, 춤으로 돌아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개한 우크라이사 소년 로남 올렉시우의 얘기다.
로만은 지난해 7월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빈니차 도심을 공습했을 때 엄마와 병원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날 공습으로 28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로만의 엄마도 이에 포함됐다. 로만은 목숨을 건졌지만, 얼굴을 포함한 몸의 45% 이상 화상을 입었고, 팔이 부러졌고, 머리에 파편이 박혔다.
이 때문에 독일 드레스덴에서 거의 1년을 보내며 30회가 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학교로 돌아온 로만은 탱고를 추고, 바얀(손풍금)을 연주할 정도로 회복했다. 다만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드레스덴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로만의 아버지는 "이제 관건은 로만이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다"라며 "로만이 지금처럼 굳건하게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생사 기로에 내몰렸던 어린이 중 일부는 아픔을 딛고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에 납치됐다 일시휴전 첫날인 지난달 24일 풀려난 이스라엘의 5살 어린이 아멜리아 알로니는 자신이 다니던 유치원 마당에 들어서자 친구들의 격한 환영을 받았다.
"믿을 수 없어!"
잔뜩 설렌 표정을 한 아멜리아 알로니가 유치원 마당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아멜리아는 니르 오즈 키부츠(집단농장)에 가족을 만나러 방문했다 엄마 다니엘과 함께 인질로 잡혀 억류 생활을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5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교육부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교실 밖까지 나온 아이들은 아멜리아를 껴안고, 또 껴안았다.
환한 웃음으로 돌아온 친구를 반기기도 했지만, 사라졌던 친구를 걱정했던 시간이 떠오르는 듯 "보고 싶었어. 널 TV에서 봤어"라며 안도한 표정으로 돌아온 아멜리아를 꼭 끌어안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휴전 기간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중 어린이·여성·외국인 등 105명이 풀려났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 어린이가 1만9천546명이 러시아로 끌려갔고, 이 중 400명이 돌아온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입는 피해는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세계 전쟁·분쟁 국가 24개국에서 사망한 어린이 2천985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어린이 사망자가 우크라이나전의 2배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억류돼 있던 우크라이나 어린이 6명이 고국으로 돌아온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카타르의 중재를 통한 두 번째 석방으로, 앞서 러시아에 붙잡혀 있던 4명의 어린이가 지난 10월에 돌아온 바 있다.
소식통은 어린이 인질 반환 협상이 지난 4월부터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번 어린이 석방이 러시아의 점령 당시 끌려간 어린이들과는 다른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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