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문회 증인 출석…유가족 등 항의 시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존슨 전 총리는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공공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코로나19 희생자와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상실에 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다루면서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며 "이제 와 뒤돌아보면서 달리 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당시엔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느꼈다"고 해명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더 빨리 알아챘어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2020년 3월 초 코로나19 환자들과 악수하고 다니지 말았어야 했고 축제 등 대규모 행사를 취소시켰어야 한다고 후회했다.
존슨 전 총리는 2020년이 비극적인 해였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참느라 잠시 말을 멈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2020년 1∼2월에 코로나19 관련 코브라(긴급안보회의)가 5차례 열렸는데도 한 번도 주재하지 않은 점에 관해선 "코브라는 주기적으로 있는 일이고 당시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사가 아니어서 야당도 주간 '총리와의 대화'(PMQ)에서 그에 관해 질문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2월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후 2월 이탈리아 상황을 영상으로 보고 정말 놀랐다고 기억했다.
이후 2020년 3월 23일 첫 봉쇄에 관해선 "다른 수단은 없었다"고 밝혔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당시 총리실 조직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여성 직원이 많아 성 균형이 맞았다면 더 잘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봉쇄 당시 영국에선 총리실 직원 등이 코로나19 때 봉쇄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즐긴 일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티게이트'로 번졌다. 존슨 전 총리와 리시 수낵 현 총리도 존슨 전 총리 생일파티에 참석해 범칙금을 냈다.
이날 청문회장 밖에선 코로나19 유가족 등이 시위를 벌였다. 4명은 청문회장에서 '죽은 이들은 사과를 들을 수 없다'고 적은 팻말을 들고 있다가 퇴장당했다.
이틀간 증언할 예정인 존슨 전 총리는 첫날인 이날 이들 유가족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정시보다 3시간 이른 오전 7시에 청문회장에 도착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광범위하고 전문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기구를 구성, 지난해 6월부터 공공조사를 진행 중이다. 1단계 조사보고서는 이르면 내년 초여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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