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美엑손모빌 자금으로 국민투표 방해"…14명 체포영장

입력 2023-12-07 07:18  

베네수 "美엑손모빌 자금으로 국민투표 방해"…14명 체포영장
검찰, 야당 인사와 미국 시민권자 등에 반역·음모 등 혐의 적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베네수엘라가 이웃 나라 가이아나 땅 편입을 위해 시행한 국민투표를 방해한 혐의로 미국 시민권자와 야당 인사 등을 대거 범죄자로 지목했다.
타레크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6일(현지시간) 공공부(검찰) 유튜브 공식 채널과 관영 언론 등에서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세탁해 국민투표 보이콧 운동 등을 벌인 14명에 대해 반역과 음모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에서 지목한 관련 혐의자 명단에는 과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과 내년 대선 유력 후보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운동원 등이 포함됐다.
로비스트로 알려진 미국 시민권자 데미안 메를로도 체포 명단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브 검찰총장은 "다양한 국제기구 및 엑손모빌 같은 외국 기업의 자금을 암호화폐로 바꾸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하고서 우리나라 국민투표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데 쓰는 일련의 범죄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를로가 사보이 잰돈 라이트라는 이름의 미국인과 접촉해 범죄자금 출처 등을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라이트의 신병은 이미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현지 일간지인 엘우니베르살은 메를로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와 관련된 외교정책 전 고문이자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연관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사브 총장은 "이해관계의 배후에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가이아나 측 법정 대리인 비용을 지불한 엑손모빌이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가이아나와 엑손모빌은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베네수엘라에 속한 영토를 우리에게서 빼앗기 위해 음지에서 한 팀으로 일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라이트의 가족들은 "그가 부당하게 베네수엘라에 억류돼 있다"고 항변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라이트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내려졌던 석유 제재를 완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0월 말에 구금됐다고 AP는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 간 분쟁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양국은 외교부 장관이 이날 통화를 하는 등 상호 통신채널을 일단 유지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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