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에 "가자 상황 악화" 서한…UAE, 결의안 초안 제출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며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인도주의적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2017년 취임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을 동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글로벌 위협에 대해 공식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헌장 99조에 따라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가자지구 상황이 "빠르게 재앙으로 악화하고 있다"면서 공공질서가 곧 완전히 무너져 이로 인해 이 지역에 더 적은 원조가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전염병과 가자지구 주민들이 인접국으로 대거 이주해야 하는 압박이 커지는 것을 포함해 "훨씬 더 나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인도주의 체계의 심각한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번 전쟁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현존하는 위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헌장 99조는 사무총장에게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어떤 문제든 안보리의 주위를 환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방글라데시 국가 수립으로 귀결된 1971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 이후 이 조항이 명시적으로 발동된 것은 처음이라고 짚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유엔 헌장 99조가 수십년간 발동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로이터는 아랍국가들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권한 발동을 활용해 며칠 안에 안보리가 휴전을 촉구하도록 압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안보리 이사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서한에 따라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UAE는 오는 8일 결의안 초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에 가자지구와 관련해 설명할 예정이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은 하마스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며 휴전에 반대해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UAE 유엔 사무소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UAE의 결의안 초안이 아랍권과 OIC(이슬람협력기구)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이는 도덕적, 인도주의적 명령이며 모든 국가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요청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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