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후티, '팔 지지' 천명하며 홍해서 상선·미 군함 공격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미국 해군 군함과 상선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 주변의 긴장이 홍해로도 번지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직접 후티 반군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사우디 내부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런 요청이 미군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에 대응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 등을 공격하며 하마스를 '측면지원'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달 19일에는 홍해 남부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로 향하던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 갤럭시 리더호를 소유한 영국 회사의 지분 일부를 이스라엘 해운 재벌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에는 '유니티 익스플로러', '넘버 9', '소피 2' 등 상선 3척을 공격했고, 이들 선박을 돕기 위해 항해하던 미 해군 구축함 카니호에는 무인기(드론) 공격을 시도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영토에 직접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하기도 했는데, 반군은 이같은 공격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멈출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온 하마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 등과 함께 스스로를 '저항의 축'이라고 부른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오가는 홍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지켜보던 사우디가 미국에 직접 행동 자제를 요청한 것은 중동을 안정시키려는 그간의 외교 행보와도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주변국들과 화해를 적극 추진하며 중동의 평화를 도모해왔다.
튀르키예, 카타르와 관계 개선을 모색했고, 지난 3월에는 역내 최대 라이벌인 이란과도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후티 반군이 확전 촉발 행위를 계속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후티 반군 대표단이 지난달 이란 당국자들과 만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끝내기 위해 '통제된 방식'으로 행동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이란이 역내 전면전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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