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재개된 가자지구에서 피란민이 이집트 국경에 가까운 남쪽 끝 라파 지역으로 대거 유입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최근 사흘간 피란민 수만명이 라파에 새로 들어왔다.
지난 1일 일시 휴전을 끝내고 교전을 재개한 이스라엘군은 이틀 뒤 가자지구 남부 도시인 칸유니스 내 20% 해당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유엔의 난민 캠프가 몰린 칸유니스는 지난달 교전 발생 후 가자지구 북부에서 수많은 피란민이 유입된 곳인데, 교전 재개와 함께 남부까지 무력 충돌의 한복판이 되자 또다시 피란민들이 대피처를 찾아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이집트 국경 인근의 라파는 교전 재개 후 구호품 지원이 제한적으로나마 이뤄지는 유일한 곳이다. 무력 충돌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된 칸유니스로는 구호품이 거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OCHA는 전했다.
점점 좁은 지역으로 한꺼번에 많은 피란민이 밀려들다 보니 과밀화에 따른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OCHA는 라파로 새로 유입된 피란민 대부분은 칸유니스에서 왔으며 단시간에 너무 많은 피란민이 들어왔기 때문에 대피시설들은 수용 인원을 훨씬 초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피소 외에도 빈 건물과 공공시설 등지로 피란민이 몰려들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라고 OCHA는 설명했다.
유엔 측은 라파에 임시 대피소 수백 곳을 마련하고 별도의 공터 2곳에 수백동의 텐트를 설치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구호품으로 충당 못 할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라파 지역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을 피란민에게 배급하기 시작했다.
WFP는 성명에서 "적대행위가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면 재앙적 수준의 기아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며 "안전 우려 속에 구호물자 분배가 불가능해지고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목숨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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