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를 연고지로 하는 2개의 프로야구(MLB)팀 중 하나인 '화이트삭스'가 120여 년 전 터를 잡은 시카고를 떠나 남부 도시 내슈빌에 새 뿌리를 내리게 될지 관심이 쏠렸다.
7일(현지시간) 지역 언론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화이트삭스 구단주 제리 라인스도프(87)가 전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프레디 오코넬 내슈빌 시장(47·민주)과 개별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이트삭스 홈구장 이전설이 재점화했다.
'폴리티코'는 "MLB 연례행사 '윈터미팅' 참석차 내슈빌을 방문한 라인스도프 구단주가 오코넬 시장실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구단 측과 내슈빌 시장실은 라인스도프 구단주와 오코넬 시장이 만난 사실을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나 대화 내용 공개는 거부했다.
내슈빌은 MLB 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여러 도시 중 한 곳이다. 반면 시카고는 뉴욕(양키스·메츠)·로스앤젤레스(다저스·에인절스)와 함께 MLB 2개 팀(컵스·화이트삭스)이 연고지로 삼고 있다.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내슈빌은 MLB 구단 유치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펴고 있고, 화이트삭스는 홈구장의 미래가 불확실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라인스도프 구단주와 오코넬 시장의 만남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했다.
화이트삭스는 2028시즌 종료와 함께 홈구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Guaranteed Rate Field) 임대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이 구장은 '일리노이 스포츠 시설 관리공단'(ISFA)이 소유·관리하고 있다.
경제매체 '시카고 비즈니스'는 지난 8월 라인스도프 구단주가 홈구장 임대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연고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시카고 시내 혹은 교외도시에 새 구장을 짓는 방법, 구단 매각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화이트삭스는 1894년 아이오와주에서 '수시티 콘허스커스'(Sioux City Cornhuskers)란 이름으로 창단됐다. 1895~1899년 미네소타주에서 '세인트폴 세인츠'(St.Paul Saints)로 운영되다가 1900년 시카고로 연고지를 옮기고 1901년 '아메리칸 리그'가 창설되면서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Chicago White Stockings)라는 팀명으로 합류했다. 이어 1904년 화이트삭스로 개명했다.
라인스도프는 1981년 1천900만 달러(약 250억 원)에 화이트삭스를 매입했다. 포브스가 평가한 화이트삭스 구단 가치는 현재 20억5천만 달러(약 2조7천억 원)로 MLB 30개 구단 가운데 15번째다.
라인스도프는 1985년 마이클 조던이 소속된 미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절대지분을 920만 달러(약 120억 원)에 매입하며 시카고를 대표하는 스포츠 산업의 거물이 됐다. 불스의 현재 가치는 25억 달러(약 3조3천억 원)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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