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네바다 대학서 교수 3명 등 4명 사상…사살된 용의자 집에서는 '명단' 발견
용의자는 16년 교수 경력 67세 남성…범행 전 수상한 편지 22통 발송, 한통엔 하얀 가루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UNLV)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피해자는 모두 이 대학 교수와 교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이 대학 교수 자리에 지원했다가 거듭 구직에 실패한 용의자가 교직원들을 표적으로 보복성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메트로폴리탄 경찰국(LVMPD)은 7일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총격 사건 희생자가 이 학교 회계학 조교수였던 39세 여성 나바로 발레스와 경영학 교수였던 64세 남성 제리 창이라고 밝혔다.
다른 희생자 1명 역시 교직원으로 알려졌다. 총격을 당한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상태가 호전된 부상자 1명은 38세 남성으로, 방문교수 신분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수사당국 관계자 2명은 "용의자가 학생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지 언론이 먼저 보도한 바와 같이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이 67세의 앤서니 제임스 폴리토라고 확인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의 남동부에 있는 도시 헨더슨에서 살고 있었으며, 1992년 버지니아주에서 컴퓨터 불법 접근 전과가 1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P는 또 폴리토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ECU)에서 마케팅 및 공급망 관리학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2017년 1월 종신 부교수직을 사임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과거 ECU에서 폴리토의 수업을 들었던 폴 휘팅턴은 AP 인터뷰에서 폴리토가 라스베이거스에 자주 놀러 간다는 얘기를 수업 시간에 여러 차례 했었다면서 "그는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에 정말 집착했고, 그곳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폴리토가 매 학기 말 학생들 평가에도 집착하는 것 같았다면서 자신에게 나쁜 평가를 남긴 학생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에 앉았는지 확신한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케빈 맥마힐 보안관은 "여전히 범행 동기를 파악 중이지만, 우리는 그가 네바다주 여러 고등교육 기관에 여러 차례 지원했다가 매번 거절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폴리토의 집에서 ECU 교수진을 포함해 이 학교 캠퍼스에서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써놓은 명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해당 목록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연락해 안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폴리토가 거주하던 아파트 현관문에 퇴거 통지서가 붙어 있었으며, 그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인 UNLV 내 주차돼 있던 폴리토의 차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확인한 결과, 그가 이 대학에 도착하기 전 자택 근처 우체국을 방문해 전국의 여러 대학 관계자들에게 반송 주소가 없는 편지 22통을 보낸 사실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 우편 당국과 함께 해당 편지를 찾아내려 시도하던 중 그가 보낸 한 편지 봉투 안에서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 물질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교육계 관계자들에게 반송 주소가 없는 편지를 받을 경우 주의를 기울이고 당국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폴리토는 범행 당일인 6일 오전 11시 28분께 2007년식 렉서스를 타고 UNLV 캠퍼스에 도착해 경영대학 건물 남쪽 주차장에 차를 댄 뒤 무기를 챙기고 차에서 내렸다.
총격이 벌어졌다는 신고는 15분쯤 뒤인 11시 45분에 이뤄져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첫 신고 후 10분 뒤인 11시 55분께 건물에서 나온 폴리토와 경찰이 맞닥뜨려 총격전이 벌어졌다. 폴리토는 여러 발의 총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폴리토가 9㎜ 권총을 범행에 사용했고, 탄창 11개를 가져와 9개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이 총을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