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023년은 전쟁의 포성이 지구촌을 뒤흔든 한해였다.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충돌까지 발생하면서 '2개의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쳤다.
악화일로를 걷던 미국과 중국의 총성 없는 패권 경쟁이 미중간 정상회담으로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등 미중관계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인류는 세계 곳곳에서 전례없는 폭염과 홍수 등 극한 기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세계 지도자들은 위기 속에서 숱한 말들을 쏟아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등 테크 거물들의 SNS 글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화제의 말을 모았다.
▲ "그(시진핑)는 우리와는 전적으로 다른 형태의 정부에 기초한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이며, 그런 측면에서 그는 독재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11월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 직후 단독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 "오늘 상황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싸워 이길 것이다. 적들은 그동안 본 적이 없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뒤 대국민 성명에서)
▲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10월 24일 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 "차르(러시아 황제)의 후예임을 기억하라. 여러분은 위대한 어머니 러시아의 후예이며 앞으로 나아가라" (프란치스코 교황, 8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인 청년 신자들에게 한 실시간 화상 연설에서.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의 선전과 맞닿아 있다고 우크라이나가 반발하자 러시아의 문화적인 부분을 가리킨 것으로, 제국주의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고 해명.)
▲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6월 24일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 직후 TV 연설에서)
▲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의 관계는 흑백이 아니고 대응 역시 흑백일 수 없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3월 3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은 없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의장국인 카타르의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의장. 11월 21일 한 온라인 생중계 행사에서)
▲ "나는 머그샷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 와튼스쿨에서는 그런 걸 가르쳐주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8월 24일 미국 역대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최초로 형사기소돼 조지아주 검찰에 출석, 머그샷을 찍은 뒤 미국 보수 매체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 (고(故) 리커창 전 중국 총리. 3월 2일 중국 국무원 판공청 직원 800여명에게 퇴임 작별인사를 하면서)
▲ "동맹이 속국이 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4월 12일 네덜란드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미중 패권 경쟁을 둘러싼 유럽의 위치 설정과 관련, 전략적 자율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 "매워서 머리가 터질까. 머리가 남아 있을까" (영국 찰스 3세 국왕. 11월 8일 영국 뉴몰든 한인타운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치를 선물 받은 뒤)
▲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메타가 엑스(옛 트위터)의 대항마로 출시하는 스레드와 관련해 한 트위터 사용자가 6월 21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댓글을 달자)
▲ "당신은 아직 살아있는데 당신에 대한 추도사를 읽고 있는 것과 같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11월 18일 이사회에서 해임된 다음 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 "75세 이상의 정치인은 의무적으로 정신능력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할 것" (공화당 대선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2월 15일 대선 출마 선언시 고령의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 및 같은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하며)
▲ 나는 그들에게 꼽사리(third wheel)에 불과했다 (영국 해리 왕자. 1월 8일 자서전 '스페어' 출간을 계기로 영국 방송 ITV와의 인터뷰에서)
▲ "여성 여러분, 여러분들은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마시기를 바란다" (말레이시아계 배우 양자경, 3월12일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수상소감에서)
▲ "우리는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는 뜻)를 잊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7월 2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방중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미중 관계 발전을 위한 공헌을 치하하며)
▲ "강에서 바다까지"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이르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하자는 구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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