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경기판단·내년 금리인하 횟수 점도표 수정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코스피가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도 좀처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박스피'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8일 2,517.85를 기록하며 전주 종가(1일·2,505.01) 대비 12.84포인트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미국에서 불어온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훈풍에 8일 하루 1% 넘게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 한주 코스피는 2,5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대체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310원 선을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5%대로 내렸다.
이 기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4.1% 수준까지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기준 배럴당 7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과 국내 금리 하락에도 증시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투자자가 금리 하락을 할인율 부담 완화가 아니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해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12월은 통상 기관의 북 클로징과 연말 대주주 양도세 이슈 등으로 거래가 주는 시기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의 초점이 미 국채 금리 하락에서 경기 둔화 우려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채권 금리 하락에도 주식과 외환 시장의 위험 선호는 온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라며 "중국 신용 등급 강등 우려에도 급진적인 위험 회피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박스피가 지속하는 가운데 이번 주(11∼15일)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새벽에 발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장은 FOMC에서 정책 금리가 5.25∼5.50%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 자체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기 판단과 내년 금리 인하 횟수 관련 점도표 수정 여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의 입장은 '자신들의 의사 결정이 데이터에 입각해(Data Dependent) 이뤄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이든 간에 조치가 필요해지면 움직일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러한 스탠스는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주간 코스피 등락 범위를 2,430∼2,560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FOMC 전에는 단기 조정을 보이다가 이후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FOMC 발표 직전 미국에서 비농가 취업자 증가, 소비 심리 반등, 물가 둔화 속도 정체 등을 내용으로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FOMC는 미 국채 금리가 다시 크게 튈 만한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11월 미국 소매 판매 등 성장 관련 지표들이 경기 관련 안도감을 줄 수 있을지 여부가 좀 더 중요해지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아래와 같다.
▲ 12일(화) = 미국 11월 소비자물가
▲ 13일(수) = 한국 11월 수출입물가지수·실업률, 미국 11월 생산자물가지수
▲ 14일(목) = 미국 FOMC 회의·11월 소매판매,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 15일(금) = 중국 11월 산업생산·소매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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