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굴 등 중단 통보…파나마 경제에 적잖은 타격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한국 업체에서 일부 지분을 보유한 파나마 구리광산 개발 기업이 이 나라 대법원 판결과 정부의 사업 중단 결정 여파로 직원 대량 해고 수순을 밟게 됐다.
캐나다 업체인 퍼스트퀀텀미네랄(FQM) 90%·한국광해광업공단 10% 지분으로 운영되는 미네라 파나마(Minera Panama)는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우리는 정당한 경제적 이유에 따라 4천명 넘는 직원들의 계약 해지를 파나마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네라 파나마는 이번 조처에 대한 배경으로 정부와 회사간 계약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지난달 28일 대법원 판결과 통상산업부의 광산 활동 중단 통보를 내세웠다.
이 업체는 "최근 정부에서 채굴·가공·운송·수출 등을 멈추고 광산 지역 내 환경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항상 파나마 규정을 존중하는 우리는 직원들 성장을 위한 계획에 반대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0월 20일 파나마 정부는 도노소에 있는 130㎢(1만3천㏊) 규모 구리 광산(코브레파나마)에 대한 탐사·채굴 및 광물 정제·판매·홍보 권한을 갱신하는 계약 승인법안을 발효했다.
이 법은 이미 도노소 구리 광산에서 조업 중이던 미네라 파나마에 광산 개발 등 권한을 2021년 12월 22일부터 20년간 부여하는 게 골자다. 이후 20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옵션도 담겼다.
업체 측은 매출총이익 최대 16%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 종전 계약보다 10배 많은 최소 3억7천500만 달러를 매년 내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처로 미네라 파나마가 실제 사업을 철수하면 파나마 경제에는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현지 매체인 프렌사리브레는 코브레파나마에서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파나마 명목 국내총생산(GDP·2021년 기준 약 636억 달러)의 5%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코브레파나마는 매장량 21억4천300만t에 달하는 파나마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구리 광산이다.
악화한 여론과 신규 광산운영권 계약 금지 법안 발의 등을 고려할 때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이미 코브레파나마 인프라 건설에 10여년간 100억 달러(13조1천억원)가량 투자한 미네라 파나마는 국제 중재를 검토하는 한편 "파나마 정부와 공개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에 참여할 의향이 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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