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당나귀 바깥 못 보는 좁은 방에서 노역 …"노예제의 충격적 단면"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에는 노예와 당나귀를 가둬놓고 빵 재료인 밀을 갈게 한 '빵 감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폼페이고고학공원은 고고학자들이 폼페이 유적 중 미개척 지역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안에서는 바깥세상을 볼 수 없도록 만들어진 '빵 감옥'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좁은 방에는 쇠창살이 있는 벽이 있었고, 벽 윗부분에만 조그만 창문이 있었다.
이 감옥을 포함하는 빵 굽는 공간은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저택의 작업 공간 중 일부였다.
폼페이고고학공원은 바닥의 움푹 들어간 부분이 몇시간 동안 눈을 가린 채 원을 그리며 걸을 수밖에 없었던 동물들의 움직임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명한 고고학자인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고고학공원 소장은 "그곳은 우리가 노예 상태인 사람들의 존재를 상상해봐야 하는 공간"이라며 "고대 노예제와 그 무자비한 폭력의 측면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고학자들은 지난 8월 폼페이 인근 로마시대 별장에서 노예가 사용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작은 침실을 발견했다.
이 방은 로마제국 한 귀족이 부리던 노예 가족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는데 귀족의 저택과 달리 벽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었고, 나무로 만든 침대 3개와 암포라(몸통이 길쭉한 항아리), 세라믹으로 만든 물 주전자, 요강 등이 있었다.
폼페이는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가운데 하나였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
도시가 두꺼운 화산재에 파묻히는 바람에 고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유적이 잘 보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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