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폭증에 주택 부족·임대표 폭증 부작용…"지속가능 수준으로 줄인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 이민자가 급증하자 이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겠다며 새로운 이민 정책을 예고했다.
1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시드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민 시스템이 이미 망가졌으며 국가를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이민자 유입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고 강조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순 이민자 수는 약 40만명에 달했으며 올해는 5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민자 중에서는 학생 비자로 들어오는 유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다. 호주 정부는 지난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에만 약 52만1천 개의 학생 비자를 발급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2년 만에 국경이 열리면서 일시적으로 입국자가 늘어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더 많은 유학생이 들어오면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주택이 부족하고 임대료가 치솟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지난 7월 호주 공공문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기준 도심지에 새로 공급된 주택의 70%를 유학생들이 차지했다. 또 2025∼2028년까지 호주에 새로 공급되는 주택의 약 4분의 1을 유학생이 차지할 것으로 보여 2028년까지 호주 전역에서 25만3천 가구의 주택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호주 정부는 유학생 수를 제한하기보단 학생 비자가 저숙련 노동자의 체류 비자로 악용되는 것을 막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서는 학생 비자로 입국하더라도 합법적으로 주 24시간을 근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저소득 국가의 경우, 학업이 아닌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학생 비자를 받는 사람들이 상당수라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도 학생 비자로 입국해 불법 노동을 하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며 "많은 사람이 호주 국익과 관계없는 방법으로 입국하고 있다. 이를 단속하지 않는 것은 이웃 국가나 호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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