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가자지구 주민 건강 지킬 유일한 방법"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촉구 결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 청사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특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안보리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한 것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재개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한 가자지구 내 보건 문제를 핵심 의제로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오늘 회의가 우리가 열고 싶지 않았던 회의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반복해서 말했듯이 저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하마스의 야만적이고 부당한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이스라엘 국민들이 느꼈던 분노와 슬픔, 두려움도 잘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자지구의 보건 상황에 분쟁이 미치는 영향이 재앙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어린이 7천명을 포함해 1만7천명 이상이 가자지구에서 사망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건물 잔해 밑에 묻혀 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자지구 내 보호시설에는 700명당 샤워실 1개, 150명당 화장실이 1개 있으며 설사와 황달 등 전염병 확산이 우려될 징후가 있고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호흡기 감염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가자지구 내 3천500개 병상 중 1천400개 병상만 이용할 수 있고 36개 병원 중 부분적으로나마 기능을 하는 병원은 14개 곳뿐"이라며 "매일 180명 이상이 출산하고, 암치료 환자 2천명과 당뇨·심장병·고혈압 환자 35만명이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또 "의료 수요가 이처럼 극적으로 증가한 반면 의료 시스템의 역량은 이전의 3분의 1로 감소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휴전은 가자지구 주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은 모든 사람의 기본 인권이며 평화와 안보의 기본이라는 WHO 헌장 첫 문구를 되새기게 된다"면서 "평화 없이는 건강도 없고, 건강 없이는 평화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 비전을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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