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혈관내피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VEGFR-TKI)가 항암제 '카페시타빈'보다 동맥류·동맥 박리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약품안전원)은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가 미국 의학협회(AMA)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지난 달 29일(현지 시각) 게재됐다고 11일 밝혔다.
의약품안전원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 청구 자료(2007∼2020년)에서 VEGFR-TKI 또는 카페시타빈을 처방받은 40세 이상의 암 환자 12만7천710명의 정보를 수집해 약제 사용 후 1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그 결과 VEGFR-TKI 사용에 따른 동맥류·동맥 박리 발생률이 1천인 년당 6명, 카페시타빈이 4.1명으로 VEGFR-TKI 사용군에서 동맥류·동맥 박리 발생 위험이 1.48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천인 년은 대상자 1천 명을 1년 동안 관찰해 환산한 단위다.
특히 카페시타빈 사용군 대비 여성 VEGFR-TKI 사용군에서 동맥류·동맥 박리 발생 위험이 2.08배 더 높았다. 65세 이상 고령자와 이상지질혈증 진단 이력이 있는 환자도 각각 1.42배, 1.58배 더 높았다.
의약품안전원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의약품 이상사례 보고시스템(FAERS) 자료를 분석해 소라페닙·파조파닙 등 혈관내피성장인자 경로 억제제와 동맥류·동맥 박리 발생 연관성을 확인해 이를 허가 사항에 반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안전성 정보 검토 결과 허가 사항에 반영했다.
소라페닙과 파조파닙은 VEGFR-TKI의 성분 중 하나다.
의약품안전원은 국내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역학 연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오정완 의약품안전원장은 "국내 암 환자의 VEGFR-TKI 사용에 따른 동맥류 및 동맥 박리·파열의 가능성에 대해 증명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치료 효과의 증대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 손실을 감소시키고 보다 안전한 약물 사용 환경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의약품 안전 관리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12년에 설립된 식약처 산하 기관이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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