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박충돌에 물대포 동원…"中도발이 주권수호 의지 강화" 정면대응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이틀 연속 물리적 충돌을 빚은 뒤에도 정면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오후 성명을 내고 "필리핀은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해경이 우리 선박과 승선원을 상대로 저지른 도발은 오히려 주권 수호 의지를 다지게 했다"면서 "필리핀은 우리의 서쪽 해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적법한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전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 부근에서 중국 해경선과 필리핀 보급선이 충돌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 해경선이 민간 보급선을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보급선을 비롯해 주변 필리핀 해경선을 상대로 물대포까지 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자국 해경선 측면과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이틀 전에도 양국은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마찰을 빚었다.
필리핀은 중국 해경선이 스카버러 암초 부근에서 자국 수산국 선박을 겨냥해 물대포를 쐈고, 이로 인해 선박의 통신·항법 장치가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해경은 "불법으로 진입한 필리핀 선박 3척을 법률에 따라 통제 조치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2016년 판결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앞서 지난 8월과 지난달에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중국 해경선은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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