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아우디우카에선 격전 지속…수도 키이우 공습도 재개
작년처럼 겨울철 에너지 기반시설 겨냥 공격 거세질 듯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에 다시 한번 출사표를 낸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공세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 전황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은 내년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앞서 2024년 초반에 (우크라 병력을 상대로) 주도권을 완전히 쥐고, 이를 유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을 눈앞에 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 병력이 이번 겨울철 러시아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길 원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군인들을 초대해 훈장을 수여한 뒤 비공식 대화 자리에서 내년 3월 17일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권한 대행을 맡으면서 47세의 나이로 처음 권력을 잡은 푸틴 대통령은 총리를 지낸 2008∼2012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24년간 실권을 유지해왔다.
분석가들은 내년 재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30년 장기집권을 바라보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선 선거운동의 중심축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마땅한 도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지지여론이 80%에 육박해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긴 하지만,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는 모습을 대선을 앞두고 보여줌으로써 여론에 쐐기를 박고자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초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최전선 바흐무트 인근 아우디우카 마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 지휘관들이 우크라이나군 참호로 휘하 군사들을 돌진시키면서 매일 1천명가량의 러시아 병사가 목숨을 잃고 있지만 그 결과 러시아군은 이 지역에서 일부 주도권을 되찾는 등 수적 우위를 앞세워 선전 중인 듯 보인다는 게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들의 전언이다.
러시아의 저명 군사 블로그인 '리바르'는 "아우디우카 부근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요새를 협공하기 위한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도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조짐이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새벽 4시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발사된 러시아 탄도미사일 8기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미사일 파편들이 키이우 남동부 다르니츠키 지구에 떨어져 4명이 다쳐 응급처치를 받았다고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또한 밤사이 러시아가 키이우 남부 지역으로 발사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 18기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모두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작년 겨울처럼 올겨울에도 우크라이나 전력과 난방시설 등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겨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고, 이로 인해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하면서 우크라이나 주민 수백만 명이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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