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가 겨울철 우크라이나 전력 기반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전략폭격기를 동원했다는 분석이 11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날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이 펴낸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은 지난 7일 밤 중폭격기 함대를 동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중부 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기종은 서방에서 '베어'(곰)라고 불리는 다목적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95로 추정되며, 카스피해 상공에서 최소 16발의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를 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미사일은 러시아가 보유한 ALCM 가운데서도 최고 성능인 AS-23a 코디악(KODIAK)으로 추정됐다.
DI는 "러시아가 겨울 작전에 사용하기 위해 해당 미사일을 비축해온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훼손하려는 작전의 시작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이들 미사일 대부분을 성공적으로 요격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민간인 최소 1명이 숨지기는 했으나 현재까지 피해는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7일 자국 내 408개 정착지에서 '적대 행위'와 기술적 문제로 전력이 끊겼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최전방 근처의 화력발전소 한곳이 공격을 당해 정전이 발생했다며 전기를 아껴써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지난달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적들이 기반 시설에 대한 무인기나 미사일 공격 횟수를 늘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라며 겨울철 인프라를 겨냥한 집중 공세를 경계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겨울에도 비슷한 전략을 썼다.
러시아군은 눈과 비로 땅이 진흙탕으로 변해 지상군 진격이 어려워지는 '라스푸티차'(베즈도리자) 시기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등 인프라를 드론(무인항공기)과 미사일로 집중적으로 공습해 경제에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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