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레고 사태' 회상하며 "초긴장 상태로 상황 분석"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송정은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오후 이전과 비교해 한층 홀가분한 표정으로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사실상 현직 부총리로 마지막 방문"이라며 이날 방문이 과거처럼 현안이나 정책에 관해 설명하기 위한 자리만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최상목 전 경제수석비서관을 차기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추 부총리도 내부 일정을 속도 조절하면서 인수인계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추 부총리는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경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지난 20개월간 경제 정책을 지휘하면서 겪은 최고 위기 순간으로 지난해 레고 사태를 떠올렸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당시 위기로 가지 않는다고 봤지만, 만에 하나 금융 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초긴장 상태로 대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동력 중 하나로 이른바 'F(Finance) 4' 회의를 꼽았다. 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금융·경제정책을 총괄하는 4인의 회의체다.
추 부총리는 "당시 F4 회의를 중심으로 함께 지혜를 모으고 대응해서 비교적 무난히 그 시기를 이겨냈고 실물경제 부진 등 근본적인 문제에도 대응해왔다"고 평가했다.
최상목 부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저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역량이 뛰어난 분"이라며 "떠나는 마음이지만 홀가분하고 든든하다"고 치켜세웠다. 최 후보자는 행정고시 기수 기준으로 부총리보다 4년 후배다.
추 부총리는 부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대구 달성군에서 국회의원 3선에 도전한다. 그는 이날 평소 즐겨 매던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추 부총리는 "저는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이고 이 자리를 떠나는 순간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간다"라며 총선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총리가 예산안 협상을 회피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직격하며 잠시 정치인의 본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획재정 부총리는 예산은 나 몰라라 해외나가고 여당은 대통령실 지침에 꼼짝달싹 못 하면서 협상 회피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제가 해외에 나가지 않고 현안을 챙기고 있다는 것을 몸소 확인시켜주기 위해서 이 자리에 앉아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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