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하락이 인플레 둔화 주도, 서비스가격 상승 상쇄
근원물가는 4.0% 올라…연준 인플레 목표치 2% 달성 쉽지 않을듯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올해 11월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대 초반으로 하락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유가 하락에 힘입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지만, 서비스 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쉽게 2%대로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미 노동부는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6월(3.0%)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에도 부합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 9.1%를 고점으로 기록한 뒤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유가 급등 등 여파로 8∼9월 3.7%로 반등했다가 10월(3.2%) 들어 다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해 전월 대비 보합을 예상한 시장 전문가 기대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 전월 대비로는 0.3% 각각 상승해 모두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모두 부합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주시하는 지표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2.3% 하락한 게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6.0% 떨어진 영향이 컸다.
앞서 에너지 가격은 10월에도 전월 대비 2.5% 떨어져 소비자물가 둔화세를 이끈 바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할인행사 등 영향으로 의류(-1.3%)도 전월 대비 하락해 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주거비는 11월에도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을 상쇄했다. 주거비가 포함된 에너지서비스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5% 올랐다.
한편 이날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연준이 CPI보다 눈여겨보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지난 10월 3.0%로 둔화하면서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여기고 있다. 나아가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선을 유지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쉽게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은 여전히 지속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연설에서 "만약 통화정책을 더욱 긴축적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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