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당국자 "군사적 성격의 中외교정책, 지역불안정 원인·우려사항"
주미경제공사 "美 '中광물 전기차' 완전배제하면 업계, 中에 더 의존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이 중국산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면 미국의 의도와 달리 전기차 업계가 중국에 더 의존할 수도 있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가 지적했다.
김영재 주미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지난 1일 공개한 '외국 우려기업'(FEOC) 시행 지침에 대해 "규정안이 사업의 현실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2025년부터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규정안에서 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규정해 중국에서 채굴, 가공·재활용한 핵심광물을 사용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했다.
김 공사는 "그때(2025년)까지 중국에서 조달한 광물을 (전기차 공급망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라며 "규정이 발효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숫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 현실적인 접근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들이 그냥 (보조금을) 포기하고 저렴한 광물을 조달하기 위해 계속 중국에 의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를 낮출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지만 실행 가능한 방식으로 해야만 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개월간 관련된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와 다른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공사는 미국이 의약품 원료 등 제약 분야에서 자국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국 바이오 제조사가 필수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미국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한국 전략물자관리원,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와 전략무역연구소(STRI)가 공동 개최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이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한국과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곤잘로 수아레스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 부차관보는 "우리는 중국 외교 정책의 성격이 군사적이고 다른 나라를 괴롭히는 데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이것은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원인이자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같은 역내 국가가 한국에서 생산된 민감한 품목이 중국의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과 미국처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멜리사 크루파 에너지부 원자력수출통제국장은 "우리는 전략물자관리원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이중 용도 제품을 획득하는 것을 방지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 시도를 계속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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