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추경 불호', 재정 쪽 도와줘서 물가에 큰 힘"
美금리동결엔 "금융권 연말 자금상황 안정적…변동성 주의"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고 기재부가 전했다.
추 부총리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F(Finance) 4' 멤버들은 "국내 주가와 환율은 주요국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고, 자금시장도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회사채와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안정되는 등 대체로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금융권의 연말 자금조달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고금리 예금 및 퇴직연금의 만기집중 등에 따른 자금이동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일부 취약 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연말연시 시장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분야별 취약부문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관계기관의 빈틈없는 공조 하에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을 밀착 모니터링하겠다"며 "필요할 경우에는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른 시장안정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 5.25~5.50%에서 동결했으며 점도표를 통해서는 내년도 0.7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회의는 조만간 퇴임하는 추 부총리가 주재하는 마지막 'F4 회의'이기도 하다.
추 부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제가 떠나더라도 후임자(최상목 후보자)가 취임하면 회의가 계속될 것"이라며 "제가 취임할 때부터 경제상황이 엄중했고, 그동안 예외 없이 매주 일요일에 만나 시장 상황을 진단하고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시장은 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상존해있어 기관의 긴밀한 공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일요일뿐만 아니라 오늘처럼 미국 상황이 있으면 새벽부터 만나 여러 상황을 분석해왔다"며 회의 참석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창용 총재는 "추 부총리가 남긴 업적 가운데 2가지는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첫 번째는 '추경 불호'"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편하고 정치적으로도 인기가 있는 넓고 편안한 길을 피하고, 좁고 어려운 길이지만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재정의 방향을 바꿔줬다"며 "재정 쪽에서 많이 도와줘서 물가를 그나마 빨리 잡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부총리 이름에 빗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한 지출 확대를 억제한 덕분에 통화 경로의 인플레 압력이 적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성과로는 관계기관 소통을 꼽으면서 "다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험한 소리 하면서 정책을 공유했고 여러 정책협조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 부총리는 태영건설[009410]의 자금난 소문과 관련한 질문에는 "어제 태영에서 입장을 밝혔으니 그것으로 갈음하겠다"며 "부동산시장 PF와 관련해서는 계속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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