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2년만에 95→141명…"대통령이 전관특혜근절 특위 상설 운영해야"
LH "비위행위 강력대응…공정·투명하게 업무 추진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권혜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설계공모·건설사업관리 용역 계약 10건 중 6건 이상을 LH 출신을 영입한 업체가 가져갔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 전관 영입 업체가 LH에서 발주한 설계공모용역의 71.5%, 건설사업관리용역의 61.6%를 따냈다고 밝혔다.
이는 경실련이 한국NGO신문을 통해 입수한 LH 전관 영입 업체 현황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LH 발주 공사·용역 계약 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설계공모 방식으로 체결된 LH 발주 설계용역 계약 95건 중 68건(71.5%)을 전관업체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계약금으로는 총 2천475억원의 77.8%인 1천928억원을 따냈다.
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의 경우 같은 기간 112건 중 69건(61.6%)을 전관업체 컨소시엄이 수주해 총 계약금 5천101억원 중 3천925억원(76.9%)을 가져갔다.
설계용역과 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금 각각 상위 1∼11위, 1∼23위 사업을 전관업체 참여 컨소시엄이 따낸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는 전관업체의 이점을 활용해 단가가 높은 계약을 집중적으로 수주한 결과라고 경실련은 해석했다.
단체는 또 지난 2021년 입수한 LH 전관 명단에는 95명(71개 업체)이 있었으나 올해 입수한 명단에는 141명(60개 업체)의 전관의 이름이 담겼다고 밝혔다. 2년 새 전관 수가 46명 늘어난 것이다.
경실련은 이 같은 전관업체의 LH 사업 수주 과점 원인이 종합심사낙찰제라는 평가 방식에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LH 용역사업은 심사를 거쳐 기술 점수(80%)와 가격 점수(20%)를 더한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데 심사위원 주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은 기술 점수가 큰 비중을 차지해 로비 경쟁이 심화한다는 것이다.
평가가 끝난 뒤에는 순위별로 약 10% 내외 범위의 차등을 둬 순위가 뒤집힐 수 없도록 하는 강제차등점수제까지 적용돼 전관업체의 계약 과점 현상이 계속된다고도 설명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국토부가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촉발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취지에서 LH 혁신방안을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낙찰자 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현직 국무총리까지 의혹을 받을 정도로 전관 특혜는 LH만이 아닌 모든 공무원의 문제인 만큼 공무원에게 대안을 마련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관 특혜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상설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H는 자료를 내고 "입찰 과정에 이권 개입 여지를 적극 차단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 선정과 관련해선 100% 외부위원으로 심사위원 구성, 심사 전 과정 유튜브 생중계, 퇴직자 유관기업 수의계약 금지, 임직원의 퇴직자 접촉 금지, 퇴직자 취업제한 확대 등을 시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지난 9월 전관업체 배제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 전관업체에 대해서는 용역별 최대 감점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주 차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담합행위 등과 관련한 외부기관 조사에는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를 통해 비위가 발견되면 수사기관 고발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LH는 "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LH 혁신안'을 적극 이행해 국민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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