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NEF 평가 "작년보다 0.1점 높고 2021년보다 2.2점 하락"
FT "합의는 했지만 '1.5도 제한' 싸움은 실종"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탈(脫)화석연료 전환' 합의가 이뤄졌지만, 전반적인 성과는 이전 회의에 비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산업 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COP28에서 진전을 이뤘어야 하는 10개 분야의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토대로 전반적 성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COP28의 종합평가 점수는 10점 만점에 3.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COP27의 점수보다 0.1점 높지만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보다는 2.2점 낮다.
분야별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린다는 '에너지 전환 패키지 합의'와 선진국들의 개발도상국을 위한 연간 '1천억달러 공여 달성'이 각각 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화석연료 단계적 축소'는 6.5점이었다. 이번 회의에서 당사국들은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합의문에 포함했다.
이에 비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탄소상쇄 시스템'은 1점으로 최저점을 얻었다.
블룸버그NEF는 "유엔이 감독하는 새로운 탄소시장 출범을 위한 규정들 승인이 이날 연기됨에 따라 더 명확한 방향성을 바라던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평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설정한 온난화 제한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1.5 상승'과 관련한 '1.5도 제한을 위한 2030년 배출 목표' 부문 역시 1점에 그쳤다.
블룸버그NEF는 "현재의 모든 공약이 이행된다고 해도 각국은 온난화를 1.5도나 2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궤도에 올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COP28 합의에도 "1.5도 제한에 대한 싸움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전했다.
FT는 "이번 합의내용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인다는 유엔의 결정을 인정하고 있으나 이는 여전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며 "오히려 올해 배출량은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과학자들 역시 이번 합의가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신속하게 막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요한 록스트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장은 COP28 합의가 "중심점이 되는 획기적 사건이지만 세계가 1.5도 제한을 유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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