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600억원 들여 약 1천만주 추가…총 지분 27%로 늘려
옥시덴털의 크라운록 인수 따른 셰일오일 장악력 강화 지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이하 옥시덴털) 주식 약 1천만주를 추가로 매수해 보유 지분을 약 27%로 늘렸다.
지난 2019년 처음 옥시덴털에 투자한 버크셔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보유 물량을 늘리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시장에서는 버크셔가 최근 발표된 옥시덴털의 미국 셰일오일 업체 크라운록 인수를 측면 지원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번 주에 약 5억8천870만달러(7천600억원)를 들여 옥시덴털 주식 1천50만 주를 사들였다.
버크셔는 추가로 옥시덴털 주식 8천380만주를 47억달러(6조원), 즉 주당 56.62달러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갖고 있다. 옥시덴털은 이날 57.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버크셔는 옥시덴털이 2019년 미국의 대형 셰일오일 업체 애너다코(Anadarko) 페트롤리엄을 놓고 메이저 에너지기업 셰브런과 인수전을 벌일 당시, 옥시덴털 지원군으로 나서면서 이 같은 신주인수권을 획득했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버크셔의 총지분은 33%로 늘어난다.
버크셔는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10월 옥시덴탈 주식을 추가 매입했고, 총지분을 25.8%로 늘린 바 있다. 이런 규모의 지분 확보에는 총 144억달러(19조원)가량이 투입됐다.
앞서 옥시덴털은 지난 11일 크라운록을 120억달러(15조6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올해 최대 규모의 에너지 기업 거래 중 하나로 꼽혔다.
옥시덴털은 앞서 버크셔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애너다코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셰일오일 업계의 강자로 부상한 바 있다.
옥시덴털은 크라운록 인수 자금과 관련, 91억달러(11조8천억원) 규모의 신규 부채와 17억달러(2조2천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옥시덴털의 크라운록 인수 합의가 발표된 뒤 버크셔가 5차례에 걸쳐 옥시덴털 지분을 매수했다며, 이는 크라운록 인수에 대한 지원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2021년에는 투자할만한 회사가 없다며 막대한 현금을 쌓아뒀다가 지난해부터 에너지주 등을 비롯해 애플 주식 등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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