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거쳐 쿠웨이트 독립 후 행정부·군 요직 거쳐
즉위 후 '은둔형' 통치 스타일…對이스라엘 적대정책 유지
후계구도 주목…이복동생 승계 무게 속 '더 젊은 국왕' 등장 가능성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에미르)가 사망했다고 쿠웨이트 국영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6세.
쿠웨이트 왕실은 성명을 통해 "쿠웨이트 국민과 아랍 및 이슬람 국가 그리고 전 세계 우호 시민은 큰 비통함 속에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다 알자베르 알사바 전하의 사망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왕실은 셰이크 나와프 군주의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쿠웨이트 국영 뉴스 통신사는 그가 지난달 29일 긴급한 건강상의 문제로 입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왕위는 셰이크 나와프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왕세제인 셰이크 메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83)가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샬 왕세제도 연로한 탓에 왕가에서 더 젊은 차기 국왕을 추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은 지난 2020년 이복형인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전 국왕(당시 91세) 별세 후 군주 자리를 물려받았다.
군주 자리를 물려받은 후에는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은둔형 통치 스타일이었다.
25세 때인 1962년 하왈리주 지사직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8년부터 1988년까지 내무부 장관, 이후엔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1990년 시작된 걸프 전쟁 때 이라크에 점령됐던 쿠웨이트가 이듬해 독립한 후로는 노동 및 사회장관 대행, 쿠웨이트군 부참모총장, 내무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이 시기에 쿠웨이트는 이슬람 무장세력과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2006년 셰이크 사바 전 국왕 취임 이후엔 국왕 칙령에 따라 왕세제로 지명됐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은 즉위후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위기를 상황에서 쿠웨이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이웃 국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상황에서도 대이스라엘 적대 정책을 유지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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