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유형도 2개 확인…H5N1 외에 H5N6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이달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17일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모두 20건 보고됐다.
4일(확진일 기준) 전남 고흥군의 한 오리 농장에서 올겨울 첫 가금농장 확진 사례가 나왔고, 이틀 만인 6일에는 전남 무안군의 오리 농장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어 7일에는 전북 익산시의 종계 농장 두 곳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고 9일에는 전북 김제시 산란계 농장뿐 아니라 충남 아산시 산란계 농장에서도 발생했다.
이후 12일과 13일에도 각각 2건씩 보고됐고 14일에는 하루에 5건이 확인됐다. 15일 3건, 전날 2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작년의 경우 10월 18일 가금농장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13일새 모두 세 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첫 발생 시기가 작년보다 늦었지만 13일새 20건이 발생해 초기 발생 건수는 더 많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고병원성 AI 유행 시기에는 확진 사례가 작년의 75건보다 더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피해 가금농장에서 검출되는 바이러스 유형이 'H5N1', 'H5N6' 두 개인 것도 방역 당국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앞서 고병원성 AI 피해가 컸던 2016∼2017년 동절기에도 H5N6형과 H5N8형이 동시 유행한 바 있다.
중수본은 오리, 닭 등이 H5N6형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폐사까지 수일이 걸려 감염 확인이 늦어질 수 있다며 사료 섭취량이 줄거나 졸음, 녹변 등 경미한 의심 증상만 나타나더라도 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각 농가에 요청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고병원성 AI 사례 20건 중 16건은 전북 소재 가금농장에서 발생했다.
이에 중수본은 전북 지역 방역을 강화하기로 하고 김제시, 익산시, 완주군에 농림축산식품부 국장급 전문가를 파견해 방역 상황을 총괄 관리하도록 했다.
또 3개 시·군에서 닭 3만 마리 이상을 기르는 산란계 농장 13곳 입구에는 통제 초소를 설치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을 축종별로 보면 산란계 농장이 11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나머지 9곳 중 6곳은 육용오리 농장이고 육용종계 농장과 종오리 농장이 각각 2곳, 1곳이다.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확산하면 달걀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
정황근 중수본 본부장은 앞선 방역 점검 회의에서 이를 언급하며 전북도에 "대규모 산란계 농장과 산란계 밀집단지뿐 아니라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별 농장에 대해서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아직 달걀 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기준 달걀 도매가격은 특란 기준 30개에 5천394원으로, 1주 전인 지난 8일의 5천363원과 거의 같고 2주 전(1일)의 5천378원과도 유사한 수준이다.
오리고기 도매가격은 ㎏에 5천613원으로 1주 전(5천745원)보다 떨어졌고, 닭고기 도매가격도 ㎏에 2천791원으로 1주 전(3천121원)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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