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트럭 진입 하루 100대서 200대로"…임시휴전 당시 합의
몰려드는 피란민·공습에 구호품 배분엔 한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간 통로인 라파에 이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간 통로인 케렘 샬롬에서 구호물자 반입이 17일(현지시간) 처음 이뤄졌다.
가자지구 남부와 이스라엘 사이의 통로이며 이집트 국경과도 가까운 케렘 샬롬은 지난 10월 7일 전쟁 이전에는 가자지구 진입 화물량 60%를 차지한 주요 통로였으나 개전 이후 폐쇄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국방부 소속 팔레스타인 민사 담당 기구 코가트(COGAT)는 "오늘부터 유엔 구호 트럭은 미국과의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보안 검사를 거쳐 케렘 샬롬을 통해 가자지구로 직접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국경 관리 관계자도 케렘 샬롬 통행로가 이날 오전 재개방됐다고 말했다. 구호품 일부는 같은 날 밤 가자지구에 도착했고 나머지 구호품 전달도 18일 완료된다고 한다.
이집트 적신월사 소속 복수 소식통도 이날 구호 물품 트럭이 케렘 샬롬을 통과했다고 확인했다. 당시 목격된 트럭은 총 79대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10월 21일 재개된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은 라파 국경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나 라파 통행로로 반입할 수 있는 구호품 양은 하루 트럭 100대분으로 제한된 데다 케렘 샬롬 통행로에 비해 물류 이동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청으로 케렘 샬롬을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먼저 지난 12일부터는 케렘 샬롬을 구호 트럭 검문 장소로 열었다.
이스라엘은 이번 케렘 샬롬 재개방으로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구호 트럭을 하루 200대로 늘리기로 한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일시 휴전 당시 하루 200대 허용에 합의했다.
다만 케렘 샬롬 통행로를 개방해도 인도주의 참사에 직면한 가자지구 주민을 돕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란민이 너무 많아 국제 인도주의 기구가 구호품 배분 등에 한계를 겪는 데다 곳곳에서 공습이 이어지는 탓에 구호 활동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COGAT 민간 분야 책임자 엘라드 고렌 대령은 유엔이 가자지구 남부에 몰려든 피란민에게 구호품을 전달할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지상 대부분을 장악한 데 이어 최근에는 남부에서도 지상공격을 확대했다. 이에 피란민으로 이미 인구 과밀 상태였던 남부는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고렌 대령은 "유엔이 구호품을 받고 배분할 능력이 없다면 얼마나 많은 통행로가 열리는지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줄리엣 투마도 "공습으로 가득 찬 하늘 아래서는 구호품을 전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가자지구에서는 개전 이래 최소 1만8천 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이라고 현지 당국은 집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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