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통신 이어 마이니치서도 10%대…'내각 지지 안해' 79%로 1947년 이래 가장 높아
여론조사서 차기 총리감 본격 거론…이시바 전 간사장 1위, 고이즈미 전 총리 아들 2위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린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각료들을 모두 경질하는 강수를 뒀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오히려 최저치를 경신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저공비행'을 계속한다면 내년 봄에 기시다 총리를 총리직에서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아직 뚜렷한 차기 총리 후보군은 드러나지 않는 형국이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6∼17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21%)보다 5%포인트(p) 하락한 16%로 2021년 10월 정권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전달보다 5%p 상승한 79%로 이 신문이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기시다 총리가 정치자금 규제 강화에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가 82%로 '그렇다'(9%)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지지통신이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7.1%로 20% 선을 처음으로 밑돌았다.
교도통신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28.3%)보다 6.0%p 추락한 22.3%였다. 이 역시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전달보다 2%p 떨어진 23%,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여론조사에서는 전달보다 4%p 하락한 26%였다.
다만 보수 성향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25%로 전달(24%)보다 소폭 상승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4일 비자금 의혹을 받는 아베파 각료 4명을 모두 경질했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파벌 비자금 의혹으로 정치 불신이 커지고 있어 정부·여당 내에서는 내각 지지율의 저공비행이 당분간 계속되면서 기시다 정권 운영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파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10%대까지 추락하면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총리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닛케이와 요미우리가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 물은 결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다만 당내 여론에서는 아직 이들이 차기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뽑는다.
기시다 총리가 맡은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에 끝나고, 중의원(하원) 선거는 2025년 10월에 치러질 예정이다.
요미우리는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하는 내년 3월까지 기시다 내각의 낮은 지지율이 이어질 경우 새로운 선거 얼굴을 뽑기 위해 '기시다 끌어내리기'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선 의원들은 '내년 봄까지 지지율을 회복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하기 위한 절대 조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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