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전직요원 복귀 문의중…네타냐후 "하마스 찬양자들" 결사반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지구 내 치안을 책임질 군경을 재가동할 준비를 하라고 제안하고 있다고 미국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끝나면 PA가 가자지구 통치에 한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의 일부로 가자지구 보안군(군경)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주권을 지닌 두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 전쟁이 하마스의 해체와 함께 끝나면 일단 그 공백을 이스라엘 재점령이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로 메워야 한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을 만나 가자지구 전쟁이 끝난 뒤 PA가 통치에 개입할 방식을 논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미래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권한과 책임이 있는 PA의 개혁과 재활성화에 대한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에는 하마스가 2007년 쿠데타로 집권하기 전까지 1만8천명 정도의 PA 보안군이 배치돼 치안을 담당했다.
이들 군경의 일부는 아직도 가자지구에 남아 재가동 때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악시오스는 최근 PA가 복무할 수 있는 연령대의 전직 요원들에게 연락해 현직 복귀가 가능한지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PA의 경찰력을 가자지구에서 복원한다는 미국의 계획은 금시초문이라며 경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완전히 제거돼 위협이 소멸할 때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안보를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전쟁 후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화가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다.
가자지구를 당분간 계속 통제한다는 계획은 미국이 추구하는 이스라엘의 재점령 반대나 '두 국가 해법'과 상충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PA의 가자지구 통치안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도 PA 지도부는 10월 7일 학살에 대한 규탄을 단적으로 거부하고 일부는 심지어 공개적으로 찬양한다"며 "저들의 가자지구 통치를 나는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제거된 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안보관리 하에 있어야 한다며 "가자지구 내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거나 우리를 파멸시키라고 아이들에게 교육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올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이스라엘인 1천200명을 살해하고 갖은 잔혹행위를 저질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통치 조직을 없애겠다며 근거지 가자지구를 침공해 기반시설 파괴, 조직원 토벌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