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사 CEO들, 랩·신탁 불건전 관행 근절 등 약속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송은경 기자 =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18일 한 자리에 모여 올 한해 일어난 증시 내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들을 반성하며 윤리경영을 약속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후 여의도 금투센터빌딩에서 '금융투자업계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증권·자산운용·부동산신탁 등 금투업계 각 업권별 CEO 약 30명이 참석했다.
최근 증권업계 CEO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신임 대표들이 대거 얼굴을 비췄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006800]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박종문 삼성증권[016360] 대표, 엄주성 키움증권[039490] 대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으며 KB증권은 연임에 성공한 김성현 대표가 자리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이 시점에 지난 몇 달을 돌이켜보면 성장과 과실에 대한 뿌듯함보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많이 앞선다"면서 "2023년은 그간 유례없었던 사건, 사고들로 모두가 힘들었던 한 해가 아니었던가 싶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구체적인 사건·사고로 올해 상반기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악용한 '라덕연 사태'와 랩·신탁 불건전 영업관행,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불거진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미흡, 금융사 임직원의 사익 추구 등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생된 일련의 사건 사고들로 인해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신뢰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날 발표할 윤리경영 선포문은 끊임없는 내부통제 역량 강화 노력을 통해 사고 방지와 투자자 권익 보호에 더욱 힘쓰는 한편, 고객 중심 경영과 공정금융, 상생을 위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비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업계의 실천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업계는 ▲ 내부통제 역량 강화 ▲ 건전한 영업문화 조성 ▲ 사회적 책임 등 크게 세 가지 부문에서 구체적 윤리경영 실행방안을 제시한 선포문을 내놨다.
특히 전날 금융감독원이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관련 '돌려막기'로 고객 손익을 다른 고객에 수천억 원씩 전가한 증권사 위법 관행을 발표함에 따라 업계는 "랩·신탁 불건전 영업 관행 근절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또 공매도 주문 수탁자로서 불법 공매도 근절 방안의 철저한 이행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모니터링·유관기관 협력 확대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예탁금 이용료와 신용융자 이자율 등의 합리적 산정체계 구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 운용 등 대체자산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건전한 영업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선포식이 끝난 뒤 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들이) 윤리 경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반성 내지는 더욱 실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를 나눴다"며 "워낙 사건, 사고가 많았다 보니 이번 기회에 내부통제 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디테일하게 점검하는 기회를 갖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ykbae@yna.co.kr,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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