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오인사살 논란속 노인 인질 영상으로 선전전

입력 2023-12-19 04:04   수정 2023-12-19 14:12

하마스, 오인사살 논란속 노인 인질 영상으로 선전전
'우리를 늙게 놔두지 말라' 호소…이스라엘군 대변인 "끔찍한 테러"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가자지구 지상전을 수행하던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사살로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궁지에 몰린 가운데, 하마스가 새로운 인질 영상을 공개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이날 텔레그램에 3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석방을 호소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자신을 79세 하임 베리라고 소개한 남성은 비슷한 나이의 다른 2명 사이에 앉아 히브리어로 만성질환이 있는 다른 노인들과 함께 있다면서, 모두가 혹독한 상태로 살아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의 기초를 닦고 만든 세대다. 이스라엘군의 초창기 일원이다"라며 "그런데 왜 우리가 이곳에 이렇게 버려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남성은 이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를 여기서 풀어줘야 한다. 우리는 이스라엘군 공습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조건 없이 우리를 풀어달라. 우리가 여기서 늙게 놔두지 말라"고도 했다.
영상 말미에는 3명의 인질이 입을 모아 "여기서 우리를 늙게 놔두지 말라"는 말을 반복한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인질 영상 공개를 끔찍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이는 치료를 요하는 노인과 무고한 시민을 대하는 하마스의 잔혹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10월 7일 무장대원들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학살을 자행하고 24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을 인질로 잡아갔다.
이 중 지난달 7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 등에 105명이 풀려났고, 8명은 주검으로 돌아왔다.
가자지구에는 여전히 129명의 인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스라엘군은 이들 중 20명 정도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달 초 하마스와 휴전 추가 연장 협상 결렬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전을 재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군사적으로 하마스를 압박해야만 인질을 구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집했지만,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 속에 최근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사살 사건까지 터지면서 궁지에 몰렸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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