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대 활발 올해 규모 5.0 이상 8차례…쓰촨 대지진때 8만7천명 사망
전문가 "간쑤 지진, 심야에 인구밀집 지역서 발생…대피시간 부족"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111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된 18일 밤 간쑤성 지스산현의 규모 6.2 지진에 이어 19일 오전 신장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중국 서부지역의 빈번한 지진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 발생한 총 12차례의 규모 5.0 이상 지진 가운데 8차례가 쓰촨과 신장, 간쑤 등 서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또 올해 규모 6.0 이상 지진의 진앙은 모두 서부 지역이었다. 지난 1월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한 신장 아커쑤지구 사야현과 지난 18일 규모 6.2 강진이 덮친 간쑤성 지스산현이다.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인명 피해를 포함해 막대한 손실을 안기기도 했다.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원촨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대지진 때는 8만7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37만여 명이 부상했다.
또 이재민이 4천600여만 명에 달했고, 경제 손실도 8천451억 위안(약 154조3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다.
이 지진은 24만2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76년 7월 28일 허베이성 탕산 대지진(규모 7.8)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하고 참혹했던 지진으로 기록됐다.
작년 9월에도 쓰촨성 루딩현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 93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했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는 쓰촨성 야안시 루산현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 217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중국 지진대망에 따르면 쓰촨에서만 지난 100년 동안 규모 7.0 이상 강진 8차례를 포함해 총 170여 차례의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중국 서부에서 지진 발생이 빈번한 이유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지각 경계에 있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라는 것이 국제 지질학계의 분석이다.
두 개의 지각판이 충돌할 때마다 단층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영국 지질연구소(BGS)는 원촨 대지진이 이들 두 지각판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쓰촨 분지와 칭짱고원 사이에서 쓰촨성을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길이 500여㎞, 폭 70여㎞의 룽먼산 단층대와 칭짱고원에 자리 잡은 라지산 단층대 등이 서부 지역의 잦은 지진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할 때마다 이들 단층대가 시짱(西藏·티베트) 고원지대 지각을 쓰촨 분지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지진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원촨과 루딩현 등 인명 피해가 컸던 쓰촨성 지진 발생 지역은 모두 룽먼산 단층대에 속해 있다.
전날 지진이 발생한 간쑤성 지스산현은 라지산 단층대에 속한다.
중국 지질대학 선톈이 부교수는 "지스산현 지진의 진앙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20여 차례 발생했던 라지산 단층대에 속한다"며 "라지산 단층대는 이 일대에서 가장 강력한 지진 단층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단층대에서는 향후 규모 5∼6의 지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18일 발생한 간쑤성 지스산현 지진과 19일 신장 아투스시 지진은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간쑤성 지진은 간쑤와 인근 칭하이성 등에서 이날 오후 현재 총 118명의 사망자가 초래되는 등 특히 인명피해가 컸다.
이는 작년 9월 쓰촨에서 발생한 규모 6.8 강진 이후 중국에서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지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쉬시웨이 중국 지질대학 교수는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피해지역 주택의 내진설계가 잘 돼 있지 않은 데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밀집돼 있고 밤늦은 시간이어서 대피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지진국 지구물리연구소의 전문가 가오멍탄은 "강력한 단층대가 속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지반의 진동이 매우 강해 산사태나 붕괴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질학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쓰촨 등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규모 7.0 이상 강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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