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여론조사…연령·인종·지지정당 별로 인식차 뚜렷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미국 여론이 양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1천16명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이 풀려날 때까지 공격을 계속 해야 한다'는 주장에 39%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이 풀려나지 않았더라도 민간인 보호를 위해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44%가 동의했다.
17%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NYT는 "이스라엘의 공격 계속 여부에 대한 미국의 찬반 비율이 사실상 같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미국인의 입장은 세대와 정치 성향, 인종별로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미국인의 47%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서 전통적인 동맹인 이스라엘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레스타인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그러나 18~29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는 팔레스타인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이 46%였고, 이스라엘을 선택한 응답은 27%였다.
이스라엘에 더 공감한다는 비율은 연령대와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30~44세 성인의 경우 이스라엘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36%였지만, 45~64세 이상은 같은 응답이 57%로 높아졌다. 65세 이상은 이스라엘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63%나 됐다.
인종별로는 백인은 이스라엘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이 56%로 과반이었지만, 흑인은 팔레스타인에 더 공감한다는 응답(34%)이 이스라엘(28%)보다 많았다.
또한 같은 질문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스라엘(76%)을 절대적으로 선택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팔레스타인(34%)을 선택한 비율이 이스라엘(31%)보다 많았다.
NYT는 세대와 정치 성향에 따라 온도차가 뚜렷한 이 같은 여론 지형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한 세대와 인종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에 불만'이라는 응답은 57%나 됐다. 찬성 의견은 33%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잘 해결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46%)이 바이든 대통령(38%)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와 함께 내년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응답은 46%, 바이든 대통령을 뽑을 것이라는 응답은 44%로 나타났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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