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건물에 불 지르고 도망…"아직 태국인 200명 남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캄보디아의 온라인 사기 조직에서 강제로 일하던 태국인 9명이 극적으로 탈출해 본국으로 귀국했다.
20일 방콕포스트와 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캄보디아 포이펫의 온라인 사기 콜센터에 붙잡혀 있던 남성 8명과 여성 1명 등 총 9명을 구조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들은 태국 동부 사깨오주 아라냐쁘라텟과 접한 캄보디아 국경도시 포이펫의 카지노 건물에 있는 중국 범죄조직의 콜센터에서 일해왔다.
높은 임금과 여행 경비를 받고 일하게 해준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외부로도 나갈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탈출자들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조직으로 팔려 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탈출을 위해 새벽에 건물에 불을 질렀으며, 콜센터에는 아직 태국인 약 200명이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태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등 사기 전화를 거는 역할을 했으며, 거부하면 구타나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들은 성매매에 동원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일부 탈출자의 몸에는 심한 상처가 있었으며, 조직원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 당국에 사건 조사와 남은 태국인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국제 온라인 사기 범죄의 근거지로 꼽힌다.
범죄조직들은 인신매매나 취업 사기 등으로 끌어모은 인력을 감금하고 범죄에 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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