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런 차익 실현 매물에 최근 수개월 사이 최대 하락
"향후 훨씬 더 불확실" vs "내년 S&P 500 지수, 5,200선"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방향 전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뉴욕 증시는 20일(현지시간) 장 후반 급작스러운 매도세에 급락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S&P 500 지수는 지난 9월 2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고, 9거래일 연속 오르던 나스닥 지수 역시 지난 10월 26일 이후 최악의 낙폭을 보였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27% 떨어진 37,082.00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47% 내린 4,698.35에, 나스닥지수는 1.50% 밀린 14,777.9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장 후반 30분 만에 1%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매도세가 거셌다.
이날 급락은 주요 지수들이 최근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현 때문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여기에 초단기 옵션거래인 제로데이 옵션(zero-day options)이 매도세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옵션은 특정 날짜에 고정된 가격으로 해당 자산을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그중 제로데이 옵션은 계약이 끝나는 당일에도 투자할 수 있어 초단기 베팅 또는 헤지(위험 회피) 목적으로 쓰이며, 최근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뉴에지 웰스(Newedge Wealth)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캐머런 도슨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장세가 그동안 "확실히 한쪽으로 매우 치우친 것처럼 보인다"며 과매수 상태였던 만큼 조정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설루션 CIO인 짐 캐런도 "향후 훨씬 더 불안정해지고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콘퍼런스보드가 내놓은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10.7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또 이 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미국인들이 경기 침체에 덜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고용 시장을 경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 강세론자 일부는 내년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전략가는 S&P 500이 내년에 5,200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블룸버그 추적 조사로는, 전략가 중에서 올해 S&P 500의 궤적을 예측하는 데 가장 근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 시장은 이르면 내년 3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71.1%로 봤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21일에 나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와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22일의 11월 개인소비지출(PCE)에 쏠리고 있다.
뉴욕에 있는 인프라캡(InfraCap)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이 해트필드는 로이터에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가까웠고 저항에 부딪혔다"며 공격적인 매도세가 놀라웠지만 그간 상승세를 고려하면 수긍도 간다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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