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로 금리 하락 기대 커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영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20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주요국 국채 시장이 랠리를 보였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7bp(1bp=0.01%포인트) 떨어진 3.86%를 기록, 7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우려 속에 지난 10월 중순 5%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가파른 하락세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4bp 하락한 1.97%를 기록, 2% 아래로 내려갔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2bp 내린 3.53%로 4월 이후 저점을 찍었다.
한국시간 21일 오전 9시 47분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862%이며,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352%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채 금리 하락에는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4.6%)보다 낮은 3.9%로, 2021년 9월(3.1%) 이후 가장 낮았다. 영국의 지난해 11월 물가 상승률은 10.7%였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의 첫 금리인하 시기 전망을 당초 내년 6월에서 내년 3월로 앞당겼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진정을 고려할 때 ECB가 1.62%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동결' 입장을 유지하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0.7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금융시장 랠리를 불러온 상태다.
시장에서는 연준 예상보다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 기준금리가 1.5%포인트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PGIM 픽스드인컴의 톰 포르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이 1% 정도로 내려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매우 침체처럼 느껴질 것"이라면서 "연준이 내년 몇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날 있었던 13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국채 금리가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달러화 가치는 영국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파운드화 가치 하락 및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20일 오전 1시 36분께 102.065까지 떨어졌다가 반등, 102.408 수준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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