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 제정…회계기준서도 개정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가상자산 발행기업이 자의적으로 수익이나 자산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이런 내용의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정례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증선위에서는 가상자산 의무 공시 사항이 규정된 개정 회계기준서가 통과된 바 있다.
감독지침과 개정 회계기준서에 따르면 가상자산 발행기업은 백서(발행자가 작성한 가상자산 사업계획)에 기재된 수행 의무를 모두 이행한 후에만 가상자산 이전에 따른 수익을 인식할 수 있다.
그동안은 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을 고객에게 매각하고 받은 금전 대가를 즉시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했으나, 가상자산 보유자에 대한 의무를 모두 완료한 이후에 가상자산의 매각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하도록 명확히 한 것이다.
발행 기업은 가상자산 판매 시점에 자신의 수행 의무를 명확히 파악해야 하며, 판매 이후 별다른 이유 없이 백서의 주요 사항 및 수행 의무를 변경하는 경우 관련 회계 처리는 오류로 간주된다.
발행기업이 가상자산을 발행(생성) 이후 타인에게 이전하지 않고 내부 보관 중인 유보 토큰은 자산으로 인식할 수 없다.
아울러 이를 향후 제삼자에게 이전할 경우 이미 유통 중인 가상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유보토큰 수량 및 향후 활용 계획 등을 주석으로 공시해야 한다.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는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고려해 통제권이 사업자에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가상자산과 고객에 대한 채무를 자산과 부채로 각각 계상해야 한다.
여기서 통제권은 당사자 간 계약뿐 아니라 사업자의 고객에 대한 법적 재산권 보호 수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했다.
가상자산 발행 규모, 수행 의무 등 백서의 주요 내용, 내부 유보 및 무상 배포 현황, 고객위탁 가상자산 계약체결 내용, 보관 위험 등은 주석에 반드시 공시돼야 한다.
이 경우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통해 공시내용의 정확성이 검증돼 정보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이번 감독지침은 원칙적으로 내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개시되는 사업연도부터 의무 적용된다.
다만 가상자산 사업자가 보유한 고객위탁 가상자산 관련 내용은 '가상자산법령' 시행일인 내년 7월 19일에 맞춰 시행된다.
금융위는 "감독지침 등을 적용한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적용 실태를 점검 및 분석하여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가상자산 회계정보가 충실하고 정확하게 공시되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가상자산 사업자가 외부감사 대상 제외 등 규제 회피를 위해 자산·부채로 인식해야 하는 고객위탁 가상자산을 누락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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