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벤처투자사들, '플랫폼법' 입법 추진에 우려 목소리

입력 2023-12-21 16:51  

주요 벤처투자사들, '플랫폼법' 입법 추진에 우려 목소리
"새로운 네이버 못 나와" "한국 투자엔 정부 돈만 남을 것"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독과점을 사전 규제하는 가칭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주요 벤처투자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작은 회사들은 공감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쿠팡·배민(배달의민족)·네이버·카카오가 되기 더욱 힘들고 고달프게(불가능하게) 되면 한국에 투자하는 돈은 정부 돈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알토스벤처스는 그간 크래프톤[259960],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민의 운영사), 직방, 토스, 당근, 지그재그 등에 초기 투자를 한 곳이다.
김 대표는 2009년 7월 말 시행된 '저작권법 삼진 아웃제'가 판도라TV를 비롯한 국내 영상 플랫폼의 이용자 이탈을 부추기면서 외국 플랫폼인 유튜브로 쏠린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그들(유튜브)은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법 적용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불법 비디오는 없어지지 않고 유튜브로 옮겨 갔고, 당연히 소비자들도 그리로 옮겨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판도라TV의 몰락은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 법이 결정타였다"면서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법의 실질적인 적용 또한 국내 기업만 해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이준표 대표도 전날 링크드인에 "현재 추진되는 플랫폼경쟁촉진법이 그대로 도입된다면 한국의 IT(정보기술) 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의 경쟁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고, 오히려 외국 플랫폼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게 해 결국에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 같아 큰 우려가 된다"는 글을 남겼다.
이 대표 또한 규제가 국내 기업에만 적용될 것을 우려하며 "앞으로 누가 큰 그림을 보고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을까"라고 반문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당근, 하이퍼커넥트, 네이버제트 등 한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투자해 창업 생태계를 키운 대표적인 벤처캐피탈 회사로 꼽힌다.
최근 공정위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플랫폼법은 독점력을 가진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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