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인니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신종 '송곳니 개구리' 발견

입력 2023-12-22 10:57  

[사이테크+] 인니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신종 '송곳니 개구리' 발견
美·인니 연구팀 "술라웨시섬서 발견…나뭇잎에 알 낳고 수컷이 지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신종 '송곳니 개구리'가 발견됐다. 이 개구리는 나뭇잎이나 바위 이끼 등에 알을 낳고 수컷이 알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 필드박물관 제프리 프레더릭 박사팀은 22일 온라인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아래턱뼈에서 튀어나온 두 개의 송곳니를 가진 신종 개구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개구리는 몸길이가 3㎝ 내외로 술라웨시섬에서 발견된 다른 송곳니 개구리의 4분의 1에 불과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다고 설명했다.
개구리의 학명은 '림노넥테스 필로폴리아'(Limnonectes phyllofolia)로 결정됐다. 필로폴리아는 '나뭇잎에 둥지를 트는 동물'(leaf-nester)을 뜻한다. 이 개구리들이 지상 1~1.5m 높이의 나뭇잎에 주로 알을 낳는 것에서 유래했다.
연구팀은 개구리는 보통 위턱에 뾰족하고 작은 이빨들이 있는데 송곳니 개구리는 아래턱뼈에 이빨 2개가 솟아 있다며 이 송곳니로 영역·짝짓기 다툼 등을 할 때 싸우기도 하고 지네·게처럼 껍질이 단단한 먹이를 사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인도네시아 양서류·파충류 공동 연구팀은 술라웨시섬 정글을 조사하던 중 작은 나무의 잎과 바위 이끼에서 개구리알 덩어리들을 발견하고 조사에 나서 신종 송곳니 개구리를 찾아냈다.
이 개구리들은 물속에 알을 낳는 보통 개구리들과 달리 나뭇잎이나 이끼에 알을 낳은 뒤 부모 개구리가 알을 감싸 알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알을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에 오염되는 것을 막아주는 화합물로 코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알을 돌보는 개구리들은 모두 수컷으로 밝혀졌다.
프레더릭 박사는 "수컷 개구리가 알을 지키는 행동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숲속 나뭇잎에 알을 낳는 특이한 번식 행태가 작은 송곳니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큰 송곳니 개구리들과의 경쟁을 피해 물에서 멀리 떨어진 잎에 알을 낳는 식으로 진화하면서 큰 송곳니가 필요 없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레더릭 박사는 "술라웨시에는 산과 화산, 저지대 열대우림, 산 위의 구름 숲 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네트워크가 있다"며 "이런 다양한 서식지가 있다는 것은 이 곳의 생물 다양성이 아마존 같은 곳에 비견될 만큼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출처 : PLoS ONE, Jeffrey H. Frederick et al., 'A new species of terrestrially-nesting fanged frog (Anura: Dicroglossidae) from Sulawesi Island, Indonesia',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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