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만, 반도체 불황에 버팀목…LG VS본부, 매출 첫 10조원 돌파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IT·가전 수요 위축으로 어려운 국면을 지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신성장 동력인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이, LG전자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각각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작년에도 연간 매출 13조2천100억원, 영업이익 8천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하만은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천300억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실적에 근접했으며,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을 3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하만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4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5천900억원) 대비 9% 증가했다. 연간 매출 역시 작년 기록 경신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하만의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22%,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주력인 반도체 불황으로 올해 삼성전자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와중에 하만의 선전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인수한 하만은 최근 2∼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도 강점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이엔드 차량 중심으로 확대했다.
업계 1위를 달리는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차 운전 공간)과 차량용 오디오를 비롯한 커넥티비티, 디스플레이 관련 수주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하만은 삼성전자의 IT 기술 경쟁력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운전자의 행동을 감지해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레디 케어', 증강현실(AR) 등 시청각 정보를 결합해 주행에 도움을 주는 '레디 비전'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LG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 VS사업본부를 출범시켰고, 지난 10년간의 투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조6천496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VS사업본부는 2015년 50억원 흑자를 낸 이후 줄곧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해 영업이익 1천69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VS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천700억∼1천900억원대로 작년보다 소폭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LG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핵심사업이 중심이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LG전자는 올해 말 전장 수주 잔고가 1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내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도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Alpha-able)을 구현한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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