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국민 인식조사서 90% "치안 불안해졌다"…10년 새 최고 수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첫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자 비교적 평온한 치안 상황을 유지하던 칠레에서 최근 각종 범죄와 관련한 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는 대통령 부모까지 절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라테르세라와 엘핑구이노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에 있는 가브리엘 보리치(37) 대통령 부모 자택에서 누군가 정문 인근에 둔 선물 꾸러미들을 몰래 훔쳐 갔다.
성탄절을 앞두고 환경미화원을 위해 보리치 대통령 부모가 직접 준비한 이 꾸러미에는 빵과 현금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현지 경찰이 관련 수사에 나선 가운데 보리치 대통령은 별도로 이 사건과 관련한 언급을 하진 않았다.
일간지 마가야네스는 "안타깝게도 최근 칠레에는 각종 범죄 행위가 상당히 증가했는데, 이번엔 대통령 가족의 차례가 됐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22일 발표된 실생활 치안 국민 인식 조사(2022년) 결과를 보면 '국내 범죄가 증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90.6%로, 2012년 이후 지난 10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8년(76.8%) 이래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라테르세라는 보도했다.
응답자 중 21.8%는 폭력이나 협박을 동반한 강도나 차량 절도 등 범죄 피해를 본 적 있다고 밝혔다.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카롤리나 토하(58) 내무·공공안전부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2016년부터 증가세에 있던 살인 사건의 경우 올해는 (작년 대비) 그 수치가 감소했다"며 "만족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고, 거리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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