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전직 고위 관료가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 집권당인 민진당이 승리하면 양안(중국과 대만)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대만이 선거 개입이라며 발끈했다.
26일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왕짜이시 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은 지난 23일 이 매체가 개최한 연례 포럼에서 "차이잉원 정부는 8년간 '92합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인정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진행해 양안 관계의 기반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선거는 불확실하지만, 확실한 것은 대만 독립은 전쟁이며 대만 독립을 추구하면 조만간 전쟁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진당 총통 후보 라이칭더를 향해 '급진적인 대만 독립 분자'라고 비난한 뒤 "만약 그가 집권한다면 양안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만은 노골적으로 유권자를 위협하는 선거 개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진당 중국부는 논평에서 "중국이 대만 유권자를 협박해 친중 정당에 투표하도록 하고 있다"며 "온갖 수단을 동원한 선거 개입은 대만 국민의 반감을 키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독립 성향 정당인 대만단결연맹 류이더 주석도 대만 자유시보와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이런 방식으로 유권자를 위협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며 "대만 국민이 대만을 확고히 지지하는 한 중국은 감히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주석은 이어 "중국은 대만을 홍콩처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중국이 지지하는 후보가 총통에 당선되는 것은 중국의 특별행정구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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