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4년 만에 매수 우위…개인은 13조원 순매도
코스닥 28% 상승…신규상장 늘면서 IPO 시장도 회복세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주식시장이 오름세로 한 해를 마감했다.
연말 9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친 덕분에 지난해의 급격한 조정 장세에서 벗어나 1년 만에 오름세로 복귀했다.
코스피는 2,600선 위에 안착했고 코스닥지수는 860선 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과 변동성이 컸던 시장 금리 때문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
4년 만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증시를 밀어올린 반면 앞서 3년간 주식을 순매수해온 개인들은 올해 차익실현에 치중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7.0% 늘고,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회복세를 보였다.
◇ 코스피 올해 19% 오른 2,655.28…외국인·기관 4년 만에 순매수
폐장일인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655.28로 거래를 마쳐 작년 말(2,236.40)보다 418.88포인트(18.73%)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2천126조원으로 작년 말(1천767조원)보다 359조원(20.3%) 증가했다.
2019~21년 3년간 오름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내림세로 돌아섰던 코스피는, 한 해 만에 다시 상승 전환에 성공해 지난해 낙폭(741포인트)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연간 코스피 종가(등락률)는 2019년 2,197(7.7%), 2020년 2,873(30.8%), 2021년 2,977(3.6%), 2022년 2,236(-24.9%)이었다.
국내 경기 부진 속에서도 증시는 이차전지 등 테마주 바람을 타고 상반기 반등 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등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1월 통화정책회의(FOMC)를 계기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시장 금리가 급락하고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까지 나오면서 증시가 급반등했다.
코스피는 지난 8월 1일 2,688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10월31일 2,273까지 떨어지며 연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으나, 이후 V자 곡선을 그리며 연고점 부근까지 회복했다.
올해 코스피 등락률은 27개 주요국(G20+아시아국가) 증시 가운데 13위로 지난해(25위)보다 순위가 상승했다. 올해 주요국 증시 평균 등락률은 11%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강세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으로 비금속광물(49.3%), 철강금속(39.7%), 기계(34.5%), 전기전자(33.4%), 운수장비(32.0%) 등 13개 업종이 상승했다.
이에 반해 천연가스 가격 급락 등으로 전기가스(-27.3%), 섬유의복(-27.1%), 의료정밀(-24.7%), 종이목재(-13.2%) 등 7개 업종은 하락했다.
한 해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4년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앞서 2020년 24조5천억원, 2021년 25조6천억원, 2022년 6조8천억원을 순매도해 3년 연속 매도 우위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지난해 30.7%에서 32.9%로 높아졌다.
기관도 올해 연간 1조1천억원 순매수로 4년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앞서 2020년 25조5천원, 2021년 38조6천억원, 2022년 11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2020년 47조5천억원, 2021년 65조9천억원, 2022년 16조6천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올해는 13조8천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6천억원으로 작년(9조원)보다 7.0% 증가했으나, 거래량은 하루 평균 5억4천만주로 작년(5억9천만주)보다 9.2% 감소했다.
◇ 코스닥 올해 28% 상승한 866.57…개인·외국인 매수
성장주 위주인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보다 진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866.57로 마감해 작년 말(679.29)보다 187.28포인트(27.57%) 올랐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432조원으로 지난해(315조원)보다 116조원(36.9%) 증가했다.
지난해 급락장에서 벗어나 연초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지난 7월 26일 956에서 고점을 형성한 뒤 10월 말 730선까지 조정을 받고서 11~12월 급반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한 해 동안 1조3천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5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인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외국인의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9.0%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개인은 올해 8조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일반전기전자(107.7%), 반도체(56.5%), 인터넷(29.6%), 의료정밀기기(29.4%)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운송(-63.7%), 방송서비스(-21.5%), 섬유의류(-21.3%) 등은 하락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으로 지난해(6조9천억원)보다 45.3% 늘고, 거래량은 11억2천만주로 작년(10억3천만주)보다 8.1% 증가했다.
◇ IPO 시장 회복세…신규상장 늘고 공모액 감소
증시 회복과 더불어 신규 상장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위축됐던 IPO 시장도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코스닥시장은 신규 상장 기업은 132개사로 2000년대 초반 IT(정보기술) 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 108개사, 2020년 103개사, 2021년 115개사, 2022년 129개사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기업은 2021년 23개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2년 9개사로 줄었으나 올해는 10개사로 늘었다.
벤처·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시장은 지난해와 같은 14개사가 신규 상장했다.
서울보증보험, 엔카닷컴 등 일부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했으나 IPO 시장 분위기는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2022년 상장·공모금액 12조7천억원) 같은 대어급 기업의 신규 상장이 줄면서 전체 공모금액은 크게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해 13조5천억원에서 올해 1조3천억원으로 줄었으며,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3조원에서 2조8천억원으로 감소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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