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든버러대, 3D프린터로 인체 순환기 모방칩 제작
"신약 개발비 낮추고 임상시험 속도, 질병 이해도 높일 듯"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영국 연구진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인체 순환기를 모방한 장치를 제작함으로써 신약 개발에서 동물 실험을 대체하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2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에든버러 대학 연구진은 환자 신체 내 약물 흐름을 모방함으로써 동물 실험 없이도 다양한 장기의 약물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보디 온 칩'을 개발했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 이 기기는 5개 구역이 인간의 심장, 폐, 신장, 간, 뇌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각각의 구역은 인체 순환기 체계를 모방한 통로로 연결돼 주입된 약물이 흐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기는 양전자단층촬영(PET)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각각의 장기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3D 이미지로 상세히 보여준다. 소량의 방사성 화합물이 약물과 함께 주입돼 더욱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개발자인 리암 카 박사과정은 "PET 이미지를 통해 실험 중인 약물의 흐름이 균일한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기기가 암과 심혈관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면역 질환 등 다양한 인간 질병을 연구하는 데 쓰일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기에 지방간 모델을 적용하면 간질환이 심장과 뇌, 신장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여러 질환을 복합한 장기 모델을 통해 질병 간 상호 작용도 연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교수인 에든버러 대학 심혈관 과학센터 소속 아드리아나 타바레스 박사는 해당 기기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동물 실험을 대체할 잠재력이 크다고 기대했다.
특히 동물보다 인간 생리를 더 잘 반영한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신약 개발 비용 절감, 약물 임상 적용 가속화, 질병 이해도 제고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기기는 영국 국립 실험동물 대체·개선·감소센터(NC3Rs)와 글로벌기업 유니레버의 박사과정 대상 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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