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의 성 추문을 두고 전현직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까지 지지와 비난 의견을 내는 등 프랑스 사회가 분열됐다.
1980년 영화 '라 붐'으로 세계적 배우가 된 소피 마르소는 28일(현지시간) 공개된 주간지 인터뷰에서 드파르디외가 같이 일할 때 무례하고 부적절한 태도였다고 평가했다고 AFP가 전했다.
마르소는 1985년 드파르디외와 함께 영화를 촬영했다. 그는 "드파르디외가 스타 배우가 아니라 세트장의 직급이 낮은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드파르디외의 전문 기술은 저속함과 도발이었고, 모두가 그 점을 사랑했다"며 "내가 참을 수 없는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을 때 많은 사람이 나에게 달려들었고, 나를 골칫덩어리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25일엔 프랑스 보수 신문 르 피가로에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영국 배우 샬럿 램플링 등 56명의 이름으로 '제라르 드파르디외를 지우지 말라'는 제목의 글이 기고됐다.
이들은 드파르디외를 최고 배우라고 추켜세우고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기고 공격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가 린치당하는 데 더는 침묵할 수 없다"며 "이런 식의 공격은 예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일 방송에 출연해서 그를 두둔했다가 진보 진영과 여성계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위대한 배우이자 천재적 예술가이며 프랑스를 세계에 알린 인물로, 프랑스를 자랑스럽게 한다"고 옹호했다.
이어 최근 드파르디외를 겨냥한 '인간 사냥'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 최고 훈장 레지옹도뇌르 박탈을 위한 징계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라는 소식에는 "레지옹도뇌르 훈장은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드파르디외가 자랑스럽지 않다"고 반박했다.
드파르디외는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으며 영화 '시라노'로 1990년 프랑스 칸 영화제, 1991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대표 배우다.
그는 2018년 8월 파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자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말 기소됐다. 이후부터 최근까지 드파르디외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배우의 폭로가 이어졌다.
지난 7일엔 2018년 북한 방문 시 여성 혐오와 음란 발언을 쏟아냈다는 고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공영방송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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